자립생활 첫 걸음, 국적 달라도 꿈은 통해|

  • 조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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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천수 : 0
  • |2015-12-30 오전 9:35:47


발달장애인 우희재·야스이씨…“사회의 일원되고파”

11일 한일 국제세미나에 참석해 발언하는 야스이 신이치 대표와 아름다운행동 장애인자립생활센터 우희재 회원.ⓒ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11일 한일 국제세미나에 참석해 발언하는 야스이 신이치 대표와 아름다운행동 장애인자립생활센터 우희재 회원.ⓒ에이블뉴스 

                     

조금은 서툴지만, 하나씩 하나씩 천천히 세상과 소통하는 한국발달장애인 우희재씨. 그리고 학대로 받은 큰 상처를 딛고 장애인 동료들의 손을 잡은 일본야스이 신이치씨. 국적도, 장애정도도, 나이대도 다른 두 사람이지만 자립생활을 꿈꾸는 마음만은 통했다. “당당한 사회의 일원이 되고 싶어요.”

11일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강북장애인자립생활센터 주최 한일 국제세미나. 장애인과 그의 가족들, 사회복지사들로 채워진 플로어는 뇌병변장애와 지적장애를 중복으로 갖고 있는 피플퍼스트제펜 아이치 대표인 야스이 신이치씨의 한 마디, 한 마디에 귀 기울였다. 산전수전 다 겪은 10년의 자립생활 이야기는 안타깝던 순간과 부러운 마음이 교차했다.

“저는 1975년 11월 태어나 아이치 현립 나고야 요양학교를 입학했습니다. 자립생활을 시작한 것은 2005년 11월, 올해로 10년이 됐습니다.”

양호학교 때부터 혼자 사는 것이 꿈이었던 야스이씨가 자립생활을 결심하기까지 쉽지는 않았다. 고등부 졸업 후 데이서비스를 이용했지만 기분의 불안정으로 계속 유지할 수 없던 것. 그렇게 찾아간 그룹홈, 처음에는 즐거웠지만 그곳은 지옥과도 같았다. 침대에 묶어놓기도, 약을 먹여 잠자게 만들기도 했다.

“소란을 피우면 침대에 나를 묶었어요, 학대를 당하고 있으나 나가야 겠다는 생각에 자립생활을 시작하게 된 거죠.”

자립생활을 위한 활동보조를 받기 위해 나고야에 위치한 활동보조 사업소를 찾았다. 당시 야스이씨가 받을 수 있는 활동보조 시간은 월 744시간. 무려 160만엔(한화 약 1547만80원)의 활동보조인 케어를 받았지만 그 곳은 또 하나의 지옥이었다. “장애인이 데모를 하다니 당치 않다”, “너는 살아 있을 필요가 없어”. 160만엔은 그들의 검은 주머니로 들어갔다.

“학대받은 장애인은 상담하는 것이 매우 어렵습니다. 나를 버렸다고 생각했던 어머니와 동료들이 구하러 와서 나고야를 떠날 수 있었습니다.”

나고야를 떠나서 동경에서 피플퍼스트 활동을 하며 비로소 즐거움을 만끽하게 된 야스이씨. 복지 관계자 이외의 관계를 확대할 수 있을까란 고민은 피플퍼스트 활동을 통해 날려버릴 수 있었다. 오늘도 야스이씨는 아이치 나고야 피플 대회를 꿈꾼다. “나는 피플이 좋아요. 나는 아이치 대표이기에 피플대회를 꿈꾸고 싶어요.”

11일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강북장애인자립생활센터 주최 한일 국제세미나.ⓒ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11일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강북장애인자립생활센터 주최 한일 국제세미나.ⓒ에이블뉴스 

                     

우리나라의 대표로 자리한 아름다운행동 장애인자립생활센터 우희재 회원은 자폐성장애 3급이다. 손 글씨로 꾹꾹 눌러 적어온 자기소개서 속에는 자립생활을 꿈꾸는 그의 열망이 가득 담겼다.

야스이씨가 자립생활을 하기까지 학대의 심각성을 알렸다면, 희재씨는 천진난만한 모습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내보였다. ‘성우’가 된 듯 멋있게 발표하는 희재씨의 모습에 플로어에서는 몇 번이고 웃음이 터졌다.

“저는 어려서 혼자 노는 것을 좋아했으며 친구들과 먼저 놀자고 하지 않는 아이였습니다.”

겁도 많고, 혼자 노는 것이 좋았던 희재씨. 장애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희재씨의 어머니는 놀이기구를, 물을 접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줬다. 매주 외출을 통해 혼자 노는 것을 조금씩 개선할 수 있었다는데.

“초등학교 때에는 받아쓰기 금상을 받은 적도 있고, 중학교 3학년 때 선수반에 발탁돼 전국 장애인 수영대회 50M 자유형과 배영에서 금상을 수상하게 됐습니다.”

어떤 학습이나 놀이에 흥미를 가지면 집중할 수 있는 모습에 어머니는 희재씨의 손을 이끌고 어려움을 극복했다. 특히 볼링에 소질을 보인 그는 현재도 서울시 장애인 대표선수로 전국체전에 참가하고 있다. “우리 희재는 프로 볼러야”코치 선생님의 칭찬은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리스타 교육을, 컴퓨터 훈련을 받기도 했던 그는 현재 아름다운행동 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서울시 중증장애인 인턴으로 생활하고 있다. 여러 가지 업무 보조에서도 매우 잘한다는 그다. 목표는 야스이씨처럼 당당한 사회의 일원이다.

“사회복지사 선생님들이 할 수 있는 일을 제게 시키시면 거의 완벽하게 해낼 수 있어요. 저는 언어에도 능력이 있어 영어와 일어도 잘 하고 중국어도 관심이 있습니다. 발달장애인도 기회와 교육을 주신다면 자립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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