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화언어법 제정과 청각장애인의 삶|

  • 조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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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6-16 오후 2:47:28


농아인(聾啞人)이라면 늘상 쓰던 수화(手話)를 2003년 1월 15일, 느티나무카페에서 ‘수화는 언어다!!!,라고 새삼스레 세상에 선언한 후 12년이 된 2015년 12월 31일 한국수화언어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후 2016년 2월 4일 법으로서 공포되면서 언어로서의 인정을 받기 위해 악을 쓰고 몸부림치며 달려온 농아인의 언어 수화… 그 수화가 대한민국의 공용어가 된 것이다.

법적으로 바뀐 청각장애인이라는 용어보다 농아인ㆍ난청인으로 불리워지기를 원하는 이 사람들, 아니 이 국민들의 마음은 무엇일까? 그 듣지 못하고 말하지 못한다는 한자어인 농아인이라는 용어조차도 이제는 수화가 언어이고 수화로 말을 하니 농인이어야한다고 자연스레 호칭이 변화되고 있다. 이것이 농사회, 농인사회다.

이러한 농인들의 바람을 담은 한국수화언어가 국어와 동등한 자격을 가진 농인의 고유한 언어임을 밝히고, 한국수화언어의 발전 및 보전의 기반을 마련하여 농인과 한국수화언어사용자의 언어권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한국수화언어법은 제2조 ①항에 한국수화언어(‘한국수어’)는 대한민국 농인의 공용어임을 기본이념으로 선포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언어는 한국어, 음성언어와 문자로 쓰는 한글이 있다. 그러나 농인에게는 음성으로된 한국어를 듣고, 한글을 읽고 쓰는데 제한이 있었다. 이제부터는 농인에게 평상적으로 쓰던 수화에서 언어성을 더 갖춘 수어가 있고 한국어가 있다. 대한민국의 국민에게도 역시 한국어가 있고 한국수어가 있다는 것이 공포된 것인데 공용어라 함은, 대한민국의 언어는 한국어이며 더불어 한국수어다, 나란히 대한민국의 언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국어기본법을 중심으로 국어사용을 촉진하고 국어의 발전과 보전의 기반을 마련하여 국민의 창조적 사고력의 증진을 도모함으로써 국민의 문화적 삶의 질을 향상하고 민족문화의 발전에 이바지하여 왔다.

나아가 국가와 국민은 국어가 민족 제일의 문화유산이며 문화 창조의 원동력임을 깊이 인식하여 국어 발전에 적극적으로 힘씀으로써 민족문화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국어를 잘 보전하여 후손에게 계승할 수 있도록 하여온 것 같이 청각장애인의 문화와 삶의 질 향상에 언어로서의 수어를 발전시켜야한다는 것이다.

이는 변화하는 언어 사용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국민의 국어능력 향상과 지역어 보전 등 국어의 발전과 보전을 위하여 노력하면서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정신상·신체상의 장애로 언어 사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이 불편 없이 국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필요한 정책을 수립하여 시행하여야함에도 불구하고 수화·구화라는 음성언어가 아닌 시각적(視覺的)인 언어를 사용하는 소수 청각장애인에 대한 배려나 책무는 등한히 하였다는 사실이다.

그로 인하여 청각장애인들은 의료, 교육, 직업선택, 문화예술, 투표권의 행사, 자기개발, 사회참여 곳곳에서 기회를 제한 받았고 자기의 재능과 꿈을 실현할 좌절을 맛보아야만 했다. 가족으로부터의 소외, 학교친구로부터의 소외, 직장동료로부터의 소외 등 국민으로서 지켜야할 책임과 누려야할 행복의 대상에서 철저히 배제되어왔으며 차별과 인권의 유린과 시혜적 위치에서의 삶을 살아와야했다.

신은 인간에게 서로의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언어를 주었다. 그 언어를 통하여 세상을 터득하고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배운다. 나아가 사회를 형성하고 문화를 형성한다. 또는 문화에서 언어가 형성되기도 한다.

그래서 언어는 때로는 유희성을, 때로는 마술사가 되어 사람의 상상과 이상을 확장하게도 한다. 그 언어 속에는 음성이 있고 문자가 있다. 한글을 쉽게 이해하고 쓸 수 있는 교육의 병행과 함께 구화와 난청인에 대한 생각도 함께 모아야할 시기라고 본다.

한국수화언어, 자칫 수어를 쓰는 농인만의 법이냐? 우려가 있을 수 있다. 난청인의 구화에 대한, 나아가 농ㆍ난청인의 음성의 문자, 즉 한글로의 전환과 변환에 대한 부분도 당연히 이어져 대안이 세워져야할 것이다.

이제 유예기간을 거쳐 8월 4일 시행되는 한국수화언어법은 농문화나 기존이 되는 가족의 범위까지는 담지 못한 한계와 최소한 학령기 학교에서의 학습기간 중에라도 기본적인 수어를 배울 수 있도록 하는 속성을 채우지 못하고 전국민 대상 수화교육을 의무화내지 장려하지 않은 관계로, 온전한 공용어로서의 충분성은 부족하다.

하지만 다행히 한국수어를 사용하는 농인이 수어사용 농인들이 농인으로서의 자기동일성의 농정체성을 확립하도록 협력하고 한국수어의 기반이 되는 정체성과 가치관을 기반으로 하는 생활양식인 농문화를 계승·발전할 수 있도록 협력해야함을 명시하고 있다.

국민의 언어로서 자리매김할 터전을 만들기 위하여, 언어의 특성상, 언어는 일방향이 아니라 쌍방향적이어야 해서 농인과 농인간의 대화만이 아니라 농인과 청인(聽人)간의 대화여야 한다는 언어성의 강화를 다시 시도하면서, 소수언어,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국민의 문화와 사회적 삶이 공평히 존중되고 기회를 보장하여서 학습에서의 지원과 직업과 문화예술적 활동 등 삶의 전반에서 한국어·한글을 사용하는 국민과 차별 없이 수어가 제공되고 한글자막이 지원되는 소통의 사회를 이루어보자.

※칼럼니스트 이정자님은 현재 RI KOREA 조사와홍보분과 위원이며, 시립서대문농아인복지관 관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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